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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7일 말씀

등록일자
2011-09-08
  • 2011년 9월 7일 채플 말씀 영상

    <세브란스 직원예배/ 2011.9.7. 김경재 목사(한신대 명예교수)>

    씨알과 하느님의 나라
    (루가복음 13:18-19)

    한국민이 연세의료원을 방문하거나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가 연세의료원을 보면, 개신교 전래 130 여년만에 이 땅에 확고하게 자리잡은 최고 의료기관이라는 평가를 합니다. 연세의료원 존재 자체가 요즘 개신교의 신뢰상실과 업수이 여김을 상쇄하고 보상하는 놀라운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연세의료원 교직원 여러분들이 긍지와 자랑과 기쁨을 안겨주어서 감사합니다.

    연세의료원은 전문적 의료기관으로서 세계수준 의사선생님들, 의술과 의료장비, 전문직 의료행정, 그리고 책임감에 투철한 직원들로 구성된 운영체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연세의료원의 진가를 다 발휘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요소들이 모두 중요하지만, 한국사회 다른 최고수준의 종합병원들도 갖출 수 있는 요소들이기 때문입니다. 연세의료원만이 지닌, 최고를 유지 할수 있는 비밀은 “씨알 안에 하나님의 나라”가 자라면서 실현되고 있다는 예수님의 천국비밀의 비유(룩13:18-19)를 신앙의 눈과 체험으로 알면서 일한다는 사실 안에 있습니다.

    예수님은 오늘 성경 천국비유에서 말씀하시기를 하나님의 나라의 비밀을 작은 식물의 씨앗에 비유하셨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유명한 ‘겨자씨 비유’이지요. 이 비유의 핵심은 ‘작은 겨자 씨’와 그것이 싹트고 자라 큰 나무가 되면 거기에 깃드는 많은 새들과 과일과 그늘 제공하듯이, 겉으로는 작고 보잘 것 없지만 생명의 신비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과 귀중함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함석헌 선생은 ‘맘’이란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마음은 꽃/ 골자기에 피는 난초/ 썩어진 흙을 먹고자라 / 맑은 향기를 발해 마음은 씨알 / 꽃이 떨어져 여무진 알 / 모든 자람의 끝이면서 / 또 온갖 형상의 어머니/

    여기에서 마음은 우리 하나 하나 생명을 상징하지요. 우리 하나하나 생명은 공장에서 찍어낸 공산품이 아니라, 수억만년 생명의 진화과정 시련과 우리가문의 조상들과 우리 조부모 부모님의 희생의 퇴비가 쌓인 골자기에서, 그 거름 양분에 뿌리박고 살아 남은 생명이라는 것입니다. 다음주일이 추석이어서, 2000만명이 대 이동을 한다함니다. 왜 그럴가요? 전통적 관습명절이니까 그럴가요? 우리민족의 집단 무의식 속에, 각자 생명의 뿌리를 찾고 연어가 모천회귀 본능을 갖듯이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생명의 물줄기와 근원을 찾는 영적 갈증이 무의식 속에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우리생명 하나 하나는, 그리고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 한사람 한 사람은 , 그 사회적 신분이 어떠하건 상관없이 , 그 집안 가문 더 멀리는 35억년 생명자람의 마지막 꽃이 여물어 맺은 열매씨라는 것입니다. 각각 개체생명은 자기 것이면서도 자기것이 아닌 귀중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또 긴 긴 생명의 바톤을 이어갈 징검다리 존재라는 것입니다. 작은 생명의 마음은 씨알, 꽃이 떨어저 여무진 알/ 모든 자람의 끝이면서/ 또 온갖 형상의 어머니/라는 시구절이 그것을 의미합니다.

    제나이 이제 70이 넘어가면서, 9남매를 키우면서 고생하신 , 초등학교도 못나오셨지만 온갖 고난을 다이기고 9남매를 다 키우고 가신 어머니가, 내 속에 살아계신 것을 느낌니다. 요즘 우리나라가 부끄럽게도 1년에 자살자가 15,000명이라는 통계가 있는데, 이것은 OECD국가들중 가장 자살률이 높고, 국가경제파산 경고를 먹은 그리스 국가보다도 무려 10배가 높습니다. 경제적 빈곤에 쫒기다보면 절망적으로 자살을 택하는 경우가 있지만, 우리나라가 자살률이 세계에서제일 높은 이유는 경제 빈곤 원인만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무엇보다도, 지난 120여년동안 전쟁과 무한 경쟁 사회속에서살면서 생명가치의 존엄성을 잃어버린데 있습니다. 예수님은 작은 씨앗 속에 하나님 나라가 자란다고 말씀하셨고, 한 사람의 생명이 온 우주를 주고도 바꿀 수 없다고 하셨는데 말입니다.

    남강 이승훈 선생은, 독립선언 민족대표 33인 중 한분이요, 기독교지도자 대표였지만, 진실로 잘 영근 씨알이었습니다. 그는 일찌기 조실부모하여 고아처럼 되었지만, 성실하게 장사하여 평안도지방에서 놋그릇장사로 돈을 벌었고,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연을 듣고 크게 깨달은바 있어 기독교 신자가되고 사재를 몽땅 털어 평안도 정주 땅에 오산학교를 세운것입니다. 그 학교에서 고당 조만식선생, 춘원 이광수 선생, 다석 유영모선생등이 가르쳤는데, 우리가 잘 아는 시인 김소월, 목사 한경직, 역사철학자요 비폭력 평화시민운동가 함석헌등이 많은 인재가 배출되었습니다.
    이승훈선생의 인격에 에피소드가 참 많습니다. 그분은 학교설립 이사장이요, 교장이지만 동시에 학교 소사요, 학교 화장실 청소부였다 합니다. 1919년 3원1일 정오가 가까워 올 때, 지금 종로2가 파고다 공원 가까운곳 태화관에 민족독립선언서 대표자 33인이 모여 마지막으로 선언서 아래 친필 싸인을 하는 절차의식을 엄숙하게 가지려고 모였습니다. 천도교, 불교, 유교, 기독교 대표들이 모여있는 자리인지라, 2,000만 조선민족 대표를 상징 할만한 사람 누구를 맨 첫 줄에 이름을 써넣을 것이냐의 문제로 모두 눈치보면서 주춤거리고 있을 때, 이승훈 선생이 말씀하기를 “순서는 무슨 순서요 독립운동 하다가 감옥가는 순서요 죽는 순서아닙니까, 천도교 손병희 선생님 이름부터 쓰도록 합시다”라고말해서 일사천리로 해결되었다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남강 이승훈 선생은 예수를 영접한 후에, 진실과 성실의 사람, 올곧지만 겸손의 사람, 섬김과 봉사의 사람으로 변화했던 것입니다. 그 분 인격 안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해 있어서 사람들은 그를 만나면 모두 감화를 받고 살맛을 느끼고 새로운 용기를 받곤 하였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하나님의 나라 비유중에 주목 할 것은, ‘하나님의 나라’가 지극히 작은 겨자씨 속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사람 하나 하나가 겨자씨 같은 존재일수 있습니다만, 그 씨 안에 하나님나라가 임해 있기 때문에, 그 작은 존재 씨앗 하나를 업수이 여기거나 소홀히 대하거나 무정하고 불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하나님 아버지를 그렇게 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놀라운 말씀을 하셨습니다. 마태복음 25장 ‘마지막 심판 비유’가 그것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생명이 결정되는 재판정에서, 재판장 임금님은 우리 사람들에게 무슨 종교를 믿다가 왔느냐? 무슨 교파에 다녔느냐? 주일 예배 잘지키고 헌금도 잘 했느냐? 성령체험 했느냐? 정통교리도 잘 지켰느냐 등등에 관해서는 한마디도 묻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오직 한가지, 네 삶의 과정에서 네가 만난 지극히 보잘 것 없다고 생각된 사람에게도, 친절과 진실한 배려를 했느냐만 묻겠다는 것이 기독교라는 종교입니다.

    병원규모가 커져서 환자치료와 의료상담에 임해야 할 환자 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입원환자나 외래환자 한 사람 한사람이 그 만의 독특한 일생경력과 병력을 갖고 있는 존재, 온 우주에 하나밖에 없는 존엄한 인격체라는 것을 소홀히 다루기 십상입니다. 수많은 환자를 상대하고 다루는 의료원 구성원들의 분주함과 너무나 전문적인 일을 반복하다 보면, 일상화된 기계적 진료과정과 행정처리 과정에서 진심어린 관심의 눈동자, 배려하는 작은 친절, 자상한 말 한마디를 소홀히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병원을 찾는 환자에겐 연세의료원 구성원 한마디 한동작에 따라 천국경험과 지옥경험을 하게하는 놀라운 장소가 병원임을 다시 자각해야 합니다.
    그것은 90도 각도로 몸을 굽혀 고객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형식적 친절행동이라든가, 고객이나 환자에게 친절하라는 일반 도덕적 차원을 넘어서는 신비한 비밀입니다. 사람은 영물이기 때문에 그것을 느끼고 아는 것입니다. 연세의료원을 드나드는 환자들이나 그 가족들이 다른 병원이나 사회기관에서 느끼지 못하는 ‘신선하고 기이하고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감동’을 받는 그 때, 우리 연세의료원 직원 모든 사람들은 가장 하나님을 바르게 영광돌리는 예배를 직장에서 우리가 맡은 일을 통해서 드리는 셈이 될 것입니다.
    국민들은 이 병원 안에서 ‘하나님의 나라’ 신비를 맛보고 돌아갈 것인데 그 맛의 특징은 생명, 은혜, 진리, 빛, 기쁨, 희망, 감사, 사랑, 영생 등으로 표현될 것입니다. 그 것이야 말로 예수 복음의 실재요 생명을 살리고 풍성하게 하는 복음의 위대한 힘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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