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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7일 말씀

등록일자
2011-12-08
  • 2011년 12월 7일 채플 말씀 영상

    <세브란스 직원예배/ 박명철 목사(연세대학교 교목)>

    바라는 것의 실상
    (히브리서 11:1~2)

    의료원의 식구들은 만나 뵐 수 있어 반갑고 기쁩니다. 의료원을 떠나 본교로 간 지 벌써 4년을 넘겨 5년째 되어가고 있으니 참으로 세월이 빠름을 실감합니다. 한인철 원목실장님께서 마지막 기회니 꼭 와서 설교말씀을 증언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내년 2월말에 저는 정년퇴임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설교하기 전에 우선 저는 의료원 식구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의료원을 떠났지만, 인간인지라 의료원 신세를 저뿐만 아니라, 우리가족들도 종종지고 있습니다. 그 때마다 친절과 관심을 베풀어 주시고 세심하게 돌보아 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제가 의료원 원목실장으로 재임하던 4년간의 경험은 저의 인생에서 매우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으며, 여기서 만나 알게 된 의료원 식구들은 여러모로 제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만남과 사귐의 기회가 인생살이에서 얼마나 소중한가를 실감케 하는 부분입니다. 오늘 저는 의료원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했던 것을 바탕으로 오늘의 성경말씀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2. 의료원에서 경험한 인상적인 것들

    우선 기억에 남는 것은 연세창립 120주년을 맞이하여 세브란스 새병원이 건립되어 출발할 때였습니다. 의료원에서는 세브란스 병원의 경영진단을 삼성연구소에 의뢰하여 진행한 바 있습니다. 이때 삼성의 연구팀이 했던 말이 있습니다.
    "삼성과 현대아산 병원이 변하면 한국병원이 변하고, 세브란스가 변하면 한국이 변한다."고

    이때 제가 속으로 생각한 말이 있습니다. '삼성이 보는 눈이 있구나!'였습니다. 이들이 기업진단을 하면서 본 것은 세브란스의 저력과 가능성, 그 파급효과로서의 영향력입니다. 그러면서 우리 자신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과연 우리는, 연세의료원의 일원으로서 어떤 꿈과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일까? 당시 세브란스 병원의 병동상황은 낙후되어 매우 열악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강남 성모병원과 견준다거나 이보다 못하다는 일각의 평을 받던 때였습니다. 우리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들이 됩니다. 반면에 생각해 본 것이 과연 새병원이 세워진다면, 한국의 병원을 넘어서 한국 자체를 변화시키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과 사명이 우리에게 있는 것일까? 이런 고무적인 생각을 삼성연구원은 우리에게 깨우쳐 주었던 것입니다.
    다음으로 인상적인 것은 연세의료원 120년을 맞이하여 의료원은 "인술, 봉사 그리고 개척과 도전의 120"이란 책을 발간했습니다. 이 책은 세브란스의 출발에서부터 해방되던 때까지의 역사를 세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책 속에는 세브란스의 정초를 다지신 분들과 세브란스의전이 배출한 인물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분들과의 얽히고 설힌 여러 가지의 많은 에피소드를 곁들여 기록하고 있습니다. 얽히고 설힌 그 에피소드들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그 가운데 제중원 제 4대 원장이신 에비슨(Oliver R. Avison) 박사께서 제시한 세브란스 병원의 4대 운영원칙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1. 약값을 낼 수 없는 사람이라도 진찰을 거절하지 않는다.
    2. 통역을 사용하는 대신에 내가 조선말을 배워서 조선말로써 친히 환자를 취급한다.
    3. 방을 청결히 하여 가능한 한, 많은 환자를 수용한다.
    4. 수술방을 넉넉히 준비하여 질병의 성질에 따라 모든 종류의 수술을 가능케 한다.

    지금 들어도 너무나 신선하고 감명적인 세브란스병원의 운영원칙입니다. 환자에 대한 인간애가 물씬 물씬 풍겨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리고 의료인으로서의 사명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오늘날 세브란스 새병원이 지어지고 나서, 방을 청결히 한다든가 많은 환자를 수용한다든가, 수술방을 넉넉히 준비한다는 문제 등은 거의 해결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의료진이 한국인으로 구성되고 나서는 통역의 문제는 자동 해결되었습니다. "질병의 성질에 따라 모든 종류의 수술을 가능케 한다."는 부분에 와서 감명을 받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 연세의 의술을 세계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원동력과 연세의료원의 전통이 되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러나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것은 어떤 것이 남아 있는가? 이것이 지금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 됩니다. 첫째로 약값의 문제로서, 약값(진료비)이 없는 자에 애한 진찰의 문제입니다. 둘째는 수술을 할 수 있는 기술은 있지만 수익성 때문에 소위 비인기 의술분야의 비양성화 경향 등의 문제로서 이것은 우리의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인상적인 것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자유케 한다."는 연세의료원의 사명입니다. 이 문장과 내용, 얼마나 아름다운 언어들이며, 희망이 넘쳐흐르는 미션입니까? 인류의 질병에 대해서는 연세의료원이 책임지겠다. 그 의지와 열정, 그리고 그 사명감. 정말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내용입니다. 인간을 질병으로부터 해방시키는 일은 2천년 전 예수 그리스도가 앉은뱅이를 일으켜 세우고, 눈먼자를 눈 뜨이게 하고, 귀신들린 자를 정상인으로 회복시킨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어느 면으로 이 같은 사명이 연세의료원의 의술을 세계적으로 끌어올리는 그 추진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 보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 과연 의료기술의 발달과 의료혜택은 동일한 것인가? 난치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의학적 기술이 개발되었다고 해서, 인류에게 골고루 혜택이 가는가? 이런 질문들입니다. 오늘날 신종의약품과 의술이 특허에 묶여 특허에 대한 값을 치루지 못하는 아프리카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진료비가 없는 민초들에겐 질병치료는 너무나 높은 문턱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하나님의 사랑’이 의미하고 있는 내용으로서, 인간애와 인간을 위한 봉사라고 하는 측면이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것으로 채워지지 않고서는 공허한 것이 될 수 있는 한계를 보게 됩니다.
    저는 얼마 전 "연세의료원 예산.인력 등 역량의 10% 사회환원"이란 신문보도(조선, 11.21)를 읽었습니다. "지난 10년간 의료원은 매년 10%씩 사회공헌에 돌아가는 예산과 인력을 산발적으로 늘려왔지만, 앞으로는 ‘10% 사회공헌’이라는 큰 그림 아래 기부와 봉사를 병원의 한 축으로 삼겠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의지를 하나로 모으고, 결의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연세의료원에 - 이 자리를 통해 -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저로서는 너무 기쁘고 흐뭇합니다. 제가 경험한 이철 의료원장님은 말씀이 별로 없고 과묵하신 편이지만, 추진력이 매우 강하신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료원장님께서 너무나 큰일을 시작하셨고, 의료원 미래의 진로를 위한 또 하나의 큰 축을 마련했다는 점에 격려와 치하를 드립니다.

    3. 본문의 말씀,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

    오늘의 성경말씀,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라는 내용은 우리에게 - 특히 연세인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말씀입니다. 왜냐하면 언더우드 기도문을 우리는 연상하고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더우드 선생님은 어둠과 가난과 인습에 묶여 고통당하고 있는 조선시대의 조선인에게, "이곳이 머지않아 은총의 땅이 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연세를 시작했습니다. 바라는 것은 아직 현실이 아닙니다. 미래의 일입니다. 그러나 언더우드는 그 미래에 일어날 것에 대한 희망과 이루어질 것에 대한 확신을 가졌고, 그 일을 120여년 전에 시작한 개척자라 할 수 있습니다. 성서에 나오는 믿음의 선조들은 하나 같이 미래의 소망을 가슴에 품었고, 그 소망이 실현 불가능한 꿈이 아니라 실재 이루어질 것을 믿고 살았습니다. 이들의 꿈이 당대에 실현되지 아니 하였다 하더라도, 이들은 미래에 그 꿈이 실현된 세계를 미리 맛보며 하루하루를 살아갔던 분들입니다. 저의 개인적 경험을 말씀드린다면, 좋은 뜻을 품고, 좋은 일을 할 경우,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여 좋은 열매와 예상치 못할 정도의 풍성한 결실을 맺은 놀라운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계획은 인간이 하지만, 성취하게 하는 분은 다른 어떤 분이 계시다는 경험입니다.
    마지막으로 연세의료원과 식구들에게 부탁드리는 말씀은, 큰 꿈을 가지십시오. 이것이 부탁입니다. 세브란스는 이것을 실행할 수 있는 저력과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의 뒤에 완성시키시는 분, 하나님이 계십니다. 큰 꿈을 품고 이 일을 시작하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이 꿈이 이루어 질 것이라는 확신은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신뢰요 신앙입니다. 남들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삼성과 현대아산이 변하면 한국병원이 변하지만, 세브란스가 변하면 한국이 변한다."고 말합니다.
    이제 우리는 "연세의료원이 앞으로 20년에 걸쳐 예산, 인력 등 병원 전체 역량의 10%를 사회에 환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그 첫발 띠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연세의료원과 의료원 식구들과 늘 함께 하시며, 역사 속에 풍성한 결실을 맺는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기도) 하나님의 기관, 연세의료원을 지켜주시고 이끌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드립니다. 이 기관이 계획하는 것들이 주님의 뜻과 하나 되게 하시며, 이철 의료원장님을 비롯하여 이 기관에 속한 의료원 식구들이 수고하며 애쓰는 그 일을 통하여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풍성한 결실로 열매 맺게 하옵소서. 세브란스 병원이 질병과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희망이 되게 축복하옵소서. 주님의 탄강이 매우 임박한 계절입니다. 훈훈한 사랑의 오감이 연세의료원과 우리 가운데 충만케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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